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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습/건강

역류성 식도염을 약 없이 치료하기

by HSM2 2020.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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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초반 직장인이다. 역류성식도염에 걸린지 6개월 정도 됐다. 살면서 나를 가장 오래 힘들게 한 병인 것 같다. 언제쯤 나을런지 끝이 안보인다. 

 

역류성식도염은 식도 괄약근이 항상 열려있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병이다. 나에게 역류성 식도염이 찾아온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스트레스와 과로

2) 폭식

3) 야식(먹고 바로 누워 잠)

 

어느날 부터인가 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일을 하고 오후쯤 되면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마치 전날 밤을 샌것과 같은 몸 상태였다. 잠을 많이 자도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몇주를 버티고 어느날 밤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다. 누가 목을 조르는 것처럼 숨이 쉬어지지가 않았다. 다음날 병원에 갔더니 역류성식도염인 것 같다며 PPI(위산분비억제제)를 처방해주셨다. 일주일 먹어보며 지켜보자고 하셨다. 만약 상태가 좋아지면 역류성식도염이라는 것이었다. 일주일 먹으니 상태가 좋아졌고, 2주 먹으니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 다 나은건가 싶어서 그냥 살았는데, 일주일만에 다시 재발했다. 

 

병원에 갔더니 다시 PPI를 처방해줬다. PPI를 먹으면 괜찮았지만, 약을 끊으면 재발하기를 반복했다. 이건 뭔가 아니다 싶었다. 위산이 안나오면 고통은 덜했지만 다른 부작용들이 있었다. 당연히 나와야할 위산이 나오지 않으니 소화에 문제가 생겼고, 장쪽 상태가 안좋아졌다. 내과약들이 다 그런것이 다 임시방편이다. 근본적 원인을 해결해 주는게 아니라 당장 문제가 되는 증상을 없애는 식이다. 

 

PPI를 먹지 않고 나을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역류성식도염의 근본적인 원인은 식도 괄약근이 열려서 위산이 역류하는데 있었다. 위산 역류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경우는 두 가지였다. 

 

1) 잘 때 

2) 먹고 난 뒤

 

누워 자면 위와 식도가 나란한 높이에 놓이기 때문에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기가 쉽다. 먹고 난 뒤에는 위가 가득 차기 때문에 위가 음식물을 섞으려 펌핑할 때 위산이 역류하게 된다.

 

잘때 역류를 해결하기 위해 식도염 베개를 구매했다. 처음에는 곡선형태의 베개를 구매했는데 잘 맞지 않았고, 경사진 형태의 베개를 구매했다. 식도염 베개 위에서 자면서 약을 끊었다. 베개를 계속 쓰다보니 약 없이도 고통을 참을만한 상태가 되었다. 베개에서 내려와 자는 날이면 바로 고통이 찾아온다. 식도 괄약근이 닫힐 때까지 계속 사용해야하고, 아직도 매일 사용하고 있다. 

 

먹고 난 뒤에 일어나는 역류는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 그래도 하루 사용할 에너지는 보충해야 하므로 간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아침과 점심 사이, 점심과 저녁 사이에 간식을 먹고 있다. 7시 이후에 뭘 먹으면 위에 음식이 있는 채로 눕게 되기 때문에 7시 이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9시 이후에는 물도 먹지 않고 있다. 

 

이렇게 관리를 하면 견딜만한 수준으로 살아갈 수는 있다. 모든 고통은 식도괄약근이 닫혀야 끝나는데, 언제 닫힐지 어떻게 해야 닫히는지 알 수가 없다. 관리하며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역류성식도염이 정말 잔인한 병인게,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눕지도 못한다. 일단 역류성 식도염 베개에서 상체를 들고 자면 숙면을 취할 수가 없다. 누워 자는게 아니라 앉아서 자는 느낌이다. 온 몸이 뻐근하고 허리도 아프다. 숙면을 못취하니 충분한 시간을 자도 개운하지가 않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채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문제는 염증 때문에 원래 힘이 없는데 피곤하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괄약근이 열려있기 때문에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역류를 완벽하게 막는건 불가능하다. 어쨌는 역류가 계속 일어나고, 역류가 생기면 목에 이물감이 생기고 피곤해진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다른 일을 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어지럽고 피곤해서 앉아서 쉬어야 한다. 

 

하루는 한번만 편하게 자고 싶어 식도염 베개 없이 누워 잤더니 아침에 입까지 위산이 역류해 있었다. 흉부 작열감에 고통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잘 먹지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자니 살이 계속 빠진다. 10kg 이상 빠졌다. 살이 빠지니 힘이 더 없다. 살좀 찌고 싶어서 많이 먹은 날은 역류해서 고통받게 된다. 

 

먹고 싶은걸 아무것도 못먹는 것도 고통스럽다. 일단 밀가루, 튀김, 기름진 음식을 못먹는다. 쉽게 말하면 지나가다가 '저거 맛있겠다' 하는 음식은 십중팔구 못먹는다. 위산이 역류하기 때문이다. 

 

30대초반 연애도 해야하고, 자기전문화와 자기계발도 해야하는 정말 중요한 시기인데 속상하다. 몸에 에너지가 없다보니 퇴근하고 사람을 만날 수도 없다. 뭘 열심히 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파 집중할 수가 없다. 

 

건강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건강 잃어버리면 다른 것 다 얻어도 아무 의미 없다. 제발 언능 나았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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