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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4

타자인간 타자인간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타자기를 두드리는 삶은 인간과 맞지 않는다. 정서적으로 맞지 않을 뿐더러 우리 육체와도 맞지 않는다. 왜 이런 사단이 난걸까. 세상은 왜 이렇게 셋팅된걸까. 좁은 책상 앞에 앉아 거북목과 허리디스크를 키워가며 작은 버튼을 수 없이 두드리는 삶이 일반이 된건 왜일까. 누군가의 실수일까 아니면 더 큰 존재에 의해 정해진 수순일까. 이런 삶에도 소명이나 청교도정신 같은게 적용이 될까. 완전히 틀려버렸는데? 노예제도는 폐지되어야 했고 여성과 아이의 인권은 개선되어야 했다. 현대인의 삶도 고쳐져야 할 틀린 삶이다. 시간을 돌이킨다면 다른 선택이 가능했을까? 방향을 틀어 도달할 다른 미래가 있을까? 2020. 11. 24.
100세 할아버지를 보며 든 생각 100세 할아버지를 보며 든 생각 우리 할아버지는 내년에 100세다. 아직 머리숱도 많고, 신문도 읽으시고, 기억력도 좋으시다. 내 직장이 어디있는지도 기억하실 정도다. 이는 다 빠져서 틀니를 사용하셔서 물렁한 음식밖에 못드시지만 성인이 먹는 한끼를 다 드신다. 평생을 건강하게 사셨다. 반면 나는 30대인데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 난 먹을 걱정 없이 풍요롭게 살았고 첨단 의료기술과 함께 살아왔는데, 625와 보릿고개를 거쳐오신 할아버지가 나보다 건강하시다. 건강에 대한 온갖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아침부터 몸에 좋다는건 다 챙겨먹고 있는데도 만성 피로를 벗어날 길이 없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 또래 친구들을 만나도 다들 위염,식도염으로 고생하고 우리 회사 사람들도 처지는 비슷하다. 대체 무엇이 나아진.. 2020. 11. 23.
할머니 세분 할머니 세분 구청에서 할머니 세분이 옆자리에 앉으셨다. "아오 힘들어" "힘들어" "에효 힘들다" 자리에 앉자마자 왼쪽 할머니가 자식자랑을 시전하신다. "우리애가 사준 약먹느라 혼났어" 들어보니 약사 아들을 두신것 같다. "설에 생일에 추석에 계속 주니까 다 먹을수가 없어. 돈으로는 안줘. 약 안사먹고 다른데 쓸까봐." 약사 아들이 돈대신 약을 주는 이유의 재발견이다. 가운데 할머니도 사위자랑으로 화답하신다. "사위가 미국 출장갔다가 장인 장모약을 이만큼을 사왔어" "미제약 먹는사람은 다른거 못먹는대" 미국출장사위를 둔 할머니는 50이 넘은 노처녀 딸이 있다. 할머니는 딸이 시집은 안갔지만 생활비를 다 대준다고 하셨다. 이번에는 말이없던 오른쪽 할머니가 딸 이야기를 꺼냈다. 한탄인지 자랑인지 모를 이야기.. 2019. 8. 6.
50원과 점원 50원과 점원 집근처 마트를 갔다. 이것저것 사고 계산대에 갔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다. 작은 야쿠르트 여러개와 비피더스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할아버지는 화면에 찍힌 가격을 보시더니 점원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왜 여기는 하나에 1300원을 받지? 다른데는 1250원인데?" 비피더스 이야기였다. 점원은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애써 감추며 대답했다. "들어오는 가격이 그래요." 할아버지는 같은 이야기를 세번 더 했고 비피더스를 거칠게 밀며 환불해달라고 했다. 다른 곳 보다 50원이 비싸다는 이유였다. 환불하는 점원에게 같은 이야기를 세번 더 했다. 아주 무례한 말투의 반말로 말이다. "여기는 매번 1300원을 받어. 응? 다른데는 다 1250원인데" 옆에서 보는 나도 분노가 치밀었다. 어떻게 저런 인격이.. 2019.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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