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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습/일상

100세 할아버지를 보며 든 생각

by HSM2 2020.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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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할아버지를 보며 든 생각

우리 할아버지는 내년에 100세다. 아직 머리숱도 많고, 신문도 읽으시고, 기억력도 좋으시다. 내 직장이 어디있는지도 기억하실 정도다. 이는 다 빠져서 틀니를 사용하셔서 물렁한 음식밖에 못드시지만 성인이 먹는 한끼를 다 드신다. 평생을 건강하게 사셨다.

반면 나는 30대인데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 난 먹을 걱정 없이 풍요롭게 살았고 첨단 의료기술과 함께 살아왔는데, 625와 보릿고개를 거쳐오신 할아버지가 나보다 건강하시다. 건강에 대한 온갖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아침부터 몸에 좋다는건 다 챙겨먹고 있는데도 만성 피로를 벗어날 길이 없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 또래 친구들을 만나도 다들 위염,식도염으로 고생하고 우리 회사 사람들도 처지는 비슷하다.

대체 무엇이 나아진 것일까. 손에 들린 핸드폰과 눈앞에 컴퓨터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평균 수명이라는 수치는 늘어가는데 하루하루 나의 삶은 왜 나아지지 않을까. 너무 잘먹어서 병에 걸리는 세대가 감사를 몰라 하는 배부른 소리일까? 밥을 굶어봐야 정신차릴까? 그럼 자살율이 매년 증가하는건 정신 못차린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서 인거야? 난 아닌 것 같다. 우리 세대가 나약해서가 아니다. 무언가 발전하고 있긴 하지만 확실히 삶은 점점 힘겨워지고 있다. 스트레스성 질병에 걸린 사람의 수가 해를 거듭할 수록 늘어간다.

인류가 만든 문명이라는 것은 코끼리코 놀이처럼 제자리를 맴돌다 어지러워 쓰러질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것을 이룬 것 같지만 결국 제자리이고, 제자리인 것 같지만 더 이상 서 있을 힘도 없어지게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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