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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습/일상

지식의 저주를 푸는 방법이 있을까

by HSM2 2020.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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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저주를 푸는 방법이 있을까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지식의 저주는 어떤 분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록 해당 분야의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능력이 감퇴(?)하는 것을 말한다. 기초적인 내용을 이해했을 때의 그 느낌을 이미 잊은 뒤이기 때문이다. 교수님들이 하는 설명을 학생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이와 관련있다. 오히려 옆자리 친구의 설명이 더 잘 이해되는 신기한 일이 벌어지곤 한다. 


나도 최근에 지식의 저주를 겪었다. 나는 내 전공이 아닌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며 가르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정말 재미있었다. 새로운 분야를 기초적인 내용부터 하나하나 이해해가는게 재미있었고, 초보자의 눈높이로 설명하니 사람들이 잘 이해된다고 댓글을 달아주는 것도 좋았다. 학교 교수님보다 잘 가르친다, 학교 교수로 와달라, 전설적인 설명이다 등등 다양한 칭찬 댓글이 달렸다. 그렇게 재밌게 운영을 해오며 시간이 흘렀고, 왠만한 기초 지식은 습득한 상태가 되었다. 구독자는 10000명 가까이 됐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생겼다. 더 이상 해당 분야를 공부하는게 재미있지 않게 된 것이다. 마치 연애초기의 설렘이 끝난 것과 비슷했다. 사람들이 질문 댓글을 달아도 이제는 별로 감흥이 없고, 심지어 귀찮기까지 하다. 예전에는 질문 댓글이 달리면 눈빛이 반짝이며 답을 찾이 위해 애쓰곤 했는데 말이다. 


더 이상 좋은 설명을 만들어내는데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다. 그래서 또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새로운 상대와 연애를 시작할 때마다 연애감정이 다시 살아나듯, 분야를 바꾸니 이해의 쾌감이 살아났다. 


한 분야에 대한 설명으로 정점을 찍은 사람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같은 내용을 끊임없이 반복 설명하며 개선해나가는 일타강사들이 신기했다. 어떻게 그들은 지식의 저주를 풀었을까? 영감은 입금에서 나온다는 김형석작곡가의 말처럼, 입금이 그들의 지식의 저주를 풀어준걸까? 


동시에 초,중,고를 겪으며 정말 수업 잘한다고 느낀 학교 선생님이 손에 꼽을 만큼 없는 이유도 이해가 됐다. 이미 이해한 내용들을 매년 반복해서 설명해야 한다는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고문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어차피 반복해서 설명하는 것이라면 설명은 AI에게 맞기면 되는거 아닌가? 미래에는 수업은 AI가 하고, 사람은 교사의 역할 중 AI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담당하게 될 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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