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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습/경제

자원이 많아도 문제야?? (네덜란드 병)

by HSM2 2019.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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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 많아도 문제야?? (네덜란드 병)



홍춘욱의 책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를 읽다가 놀란 대목이 있어서 적어놓으려고 한다. 자원이 많아도, 아니 자원이 많기 떄문에 경제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사례이고 네덜란드 병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그러나 이는 스페인에게 오히려 저주가 되었다. 해외에서 유입된 은과 금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A와 B라는 두 나라만 있는 세상을 가정해보자. 특정 시점에 A국(=스페인)이 금광을 발견하여 통화량이 급격히 증가한다면? 물론 A국이 생산 능력이 뛰어나 화폐 공급량이 늘어난 만큼 신속하게 각종 물건을 생산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A국의 생산 능력에 한계가 있다면, 결국 늘어난 통화량으로 인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물가 상승과 공급 차질이 발생하니, A국에서는 B국(=네덜란드)의 제품이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B국의 의류나 식료품 등이 수입됨에 따라 A국의 귀금속은 B국으로 흘러들어간다. 

  이는 전형적인 '네널란드 병(Dutch disease)'의 흐름이다. 네덜란드는 1959년 북해에서 대규모 가스전을 발견하였고, 이후 천연가스 수출로 매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런데 수출 대금이 유입되자 네덜란드 화폐 단위인 굴덴화의 가치가 크게 상승해 1970년대 들어 천연가스를 제외한 수출업체들은 해외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렇듯 자원이 개발된 후 오히려 해당 국가의 경제가 침체되는 현상을 '네덜란드 병'이라고 지칭한다. 

  16세기 스페인도 비슷한 문제에 봉착했다. 아메리카 대륙의 거대한 식민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필수품을 끊임없이 실어 보내야 했다. 밀가루, 올리브유, 식초 등은 별 어려움 없이 공급했지만, 모직물, 구두, 양탄자, 가구, 견직물, 시계 등은 수요를 맞추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당시 스페인의 지식인들은 다음과 같은 한탄을 하기에 이르렀다. 


"우리 왕국은 아메리카에서 유입된 금과 은으로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왕국이 될 수 있었지만, 금과 은을 우리의 적인 다른 왕국으로 보내는 징검다리로 전락한 까닭에 가장 가난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


현대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한 가지 처방전이 바로 떠오를 것이다. 통화량이 갑작스럽게 늘고,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금리를 인상해 경제 전체의 수요를 진정시키는 것이 첫 번째 대책이다. 그러나 당시 스페인에는 중앙은행이 없었기에 금융 정책을 펼칠 방법이 없었다. 더욱이 당시 스페인을 지배하고 있던 합스부르크 가문의 왕들이 통화긴축은커녕 대규모 전쟁을 끊임없이 일으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p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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