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암 치료법이 개발되었다
2040년 암 치료법이 개발되었다. 많은 사람을 공포와 죽음으로 몰아넣은 위암,폐암,대장암,유방암,간암의 완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암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와 상관 없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진단장비의 발달로 인해 암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얻는게 가능해졌고, 주변 조직에 피해를 주지 않고 특정 위치의 암세포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 중 심각한 상태의 환자 부터 치료를 시작했다. 몇년이 지나자 모든 환자가 암에서 해방되었다. 각 병원의 암센터는 상당 수 문을 닫았다. 치료기계를 판매하는 회사는 떼돈을 벌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암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건강을 관리하지 않기 시작했다. 암에 걸릴까 두려워 자제했던 술을 퍼마시기 시작했고 알콜 소비량이 급증했다. 폐암 걱정도 없으니 담배 소비량도 급증했다. 위암이나 대장암 걱정도 없으니 야식,과식,폭식이 성행했다.
"괜찮아 암 한번 걸리지 뭐"
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건강에 대한 걱정 없이 술,담배,음식을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으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먹어도 욕구는 채워지지 않았다. 절제를 통해 기대치를 낮추고, 낮춰진 기대치를 충족하며 도파민의 보상을 받아야 건강한 지속이 가능한데 이미 자제력을 잃은 사람들은 욕망의 노예가 되었다. 욕망은 더 큰 욕망을 불러왔고 끝내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죽음을 가져왔다.
자살율 급증.
사람들은 생각했다. 도데체 무엇이 나아졌단 말인가. 아주 오래전 나무에 기어올라 열매를 따먹으며 입가에 미소를 짓던 그 시절에 비해 무엇이 나아졌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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