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쓰기 연습/일&직장

일을 하면 무엇이 남을까

by HSM2 2021. 4. 26.
반응형

나는 직장을 다니는 30대다. 직장을 다니며 취미로 유튜브와 블로그도 하고 있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공부한 것들을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공유한다. 처음에는 한달에 몇천원정도 벌다가, 요즘에는 2~30만원정도 벌고 있다. 매주 글을 꾸준히 쓰다 보니 수익도 꾸준히 늘고 있다. 2~3년 안에는 월 백만원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직장에서는 대학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벌이는 나쁘지 않다. 지금은 혼자 살고 있는데, 혼자 살기에는 충분한 돈이고 결혼하고 한 가정을 먹여살리는데도 부족하지는 않을 만큼 번다. 성향 자체가 책임감이 지독하게 강해서 맡겨진 일을 내 일처럼 한다. 그래서 어느 조직을 가던 일이 몰리는 단점은 있지만 인정과 보상이 따른다. 직장에서 버는 돈에 비하면 유튜브와 블로그 수익은 큰 의미는 없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그럼에도 유튜브와 블로그를 지속하는 이유는 그 자체가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도 있지만, 미래에 대한 두 가지 확신에 있다. 하나는 언젠가 유튜브/블로그 수익이 내 월급을 넘어서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언젠가 유튜브/블로그 수익만 남게 되리라는 것이다. 

 

내가 하는 강의 분야는 과거 몇백년을 살아남아온 분야다. 안티프레질한 분야인 것이다. 내가 죽기 전까지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3년전에 쓴 글들이 아직도 읽히고, 3년전에 찍은 강의가 아직도 나에게 돈을 벌어다 준다. 내가 3년전에 한 일은? 아니 세달전에 한 일은? 지금의 나에게 무얼 가져다줄까? 아무것도 없다. 직장생활에서 허무한 한가지는 하루도 빠짐 없이 매일 스트레스 받으며 바쁘게 살지만 돌이켜 보면 남는게 없다는 것이다. 작성했던 수많은 보고서, 만들었던 모델들, 제품들은 시간이 지나면 쓰레기가 된다. 물론 다음 보고서를 만들고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내공이 쌓이긴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질 다음 보고서와 제품도 시간이 지나면 쓰레기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더 이상 회사가 나를 필요로하지 않아 퇴사하는 날, 나에게는 무엇이 남을까. 아무것도 남지 않을거다. 회사에서 번 돈으로 투자한 주식과 대출을 끼고 산 집과 같이 나의 정체성이 담기지 않은 자산들만 남게될거다. 회사 밖으로 나가면 회사 안에서 내가 할 줄 알던, 나에게 돈을 벌어다 주던 모든 것들이 무용해질거다. 지금 생각해도 허무한데, 그때는 얼마나 더 허무할까. 

 

내가 유튜브/블로그를 퇴사할 때까지 꾸준히 했다고 가정하자. 일주일에 글 2개, 영상 1개를 찍었다고 한다면 30년 뒤 퇴사하는 시점에 3000개의 글과 1500개의 영상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때도 여전히 수요가 있을 분야이니 나에게 돈을 벌어다 주고 있을 것이고. 내가 죽는 순간까지 돈을 벌어다 줄 것이다. 또 중간에 글을 모아서 책을 몇권 출간했다면, 작가가 되어 여기저기 강연도 다닐 수 있을 것이다. 

 

일주일에 글2개 영상 1개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퀄리티를 끌어내리면 된다. 꾸준함이 중요하다. 지속하다보면 퀄리티는 조금씩 개선된다. 

 

2021년 4월 26일의 생각이다. 지금껏 그래온 것처럼 이 생각도 바뀌게 될 것이다. 미래의 나를 위해 남겨놓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