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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습/일&직장

학교 선생님과 교수님들은 왜 이렇게 못가르칠까 (지식의 저주와 해결방법)

by HSM2 2020.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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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선생님 보다 니가 설명해주는게 더 이해가 잘돼"

친구들은 공부를 잘했던 저에게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나 문제를 자주 물었고 저는 친구를 이해시키는 것에 쾌감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왜 이렇게 수업을 못할까"

물론 이런 의문을 깨뜨리는 선생님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선생님들은 소위 인강(인터넷강의)라 불리는 곳에 주로 존재하였습니다. 학교에서도 수업을 정말 잘하는 선생님들이 가끔(제 경우는 1명) 있었지만, 이분은 자신이 수업을 잘한다는 사실에 무언가 불만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수업을 '해주는'느낌이었습니다. 내가 수업을 잘해봐야 만원이라도 더주냐는 푸념이 지금은 들리지만 그때는 몰랐습니다. 

대학에 와서 한번 더 놀랐습니다. 교수님들은 더 더더더 수업을 못하는 것입니다. 저는 국내 좋은 대학(SKY)의 전화기를 전공했는데, 교수님들의 수업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서 심각하다는 것은 강의 구성과 전달력을 의미합니다. 이들의 지식은 이미 검증된 사실입니다.

이 의문은 과외를 하며, 무언가를 가르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풀리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지식의 저주'였습니다. 

예를 들어 이해되지 않는 내용 A1이 있다고 합시다. 오랜 고민 끝에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것 같았던 A1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 A1을 가르치기 가장 좋습니다. 시간이 흘러 A1보다 더 어려운 개념인 A2를 정복하고, A3,A4로 나아가다 보면 A1은 당연한 것이 됩니다. 이해가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 고민 자체가 필요하지 않은 개념이 됩니다. A1이 이해되지 않아 고민하던 시절의 기억은 전부 지워지고, 누군가가 A1에 대해 물어오면 이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 당연한걸 왜 몰라?"

이를 지식의 저주라고 부릅니다. 모든 사람의 뇌는 지식의 저주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식의 저주는 해결되지 않는걸까요? 아닙니다. 1타강사들은 자신들에게 이미 당연한 개념인 A1을 마치 방금 이해한 것처럼 따끈따끈하게 가르칩니다. 이유가 뭘까요? 네, 밥줄이기 때문입니다. 무한 경쟁 속에 있는 인강 강사들은 지식의 저주를 스스로 풀지 않으면 생존할 수가 없습니다. 

학교 선생님들과 대학교수들은 지식의 저주를 풀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애써 지식의 저주를 푸는 사람이 바보입니다. 어차피 월급은 똑같기 때문입니다. 대학교수의 경우는 수업준비할 시간에 연구를 하거나 정치를 해야 더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지식의 저주를 풀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은 소수의 선생님(제 경우는 1명)과 소수의 교수님(제 경우는 1명)은 예외로 둡시다. 이들은 저주를 극복한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나머지 사람들을 비난할 이유가 없는게, 당신이나 내가 같은 자리에 있었어도 지식의 저주에 분명 빠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식의 저주에 특별히 잘 빠지는 사람이 선생이나 교수가 되는게 아니라, 그 자리가 그런 자리입니다.

그렇다면 수업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서 월급과 연동을 시키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아직 전두엽이 덜자란¹ 십대들에게 선생님의 생존권을 맡겼을 때 벌어질 일을 상상해보면 됩니다. 혹은 인공지능에게 그 판단을 맡기게 하면 되지 않냐고 말할 수도 있는데, 인공지능이 그 판단을 할 정도의 지능수준을 갖추면 그냥 인공지능에게 수업을 맡기면 될겁니다.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이라고 할 때, 사실 우리는 이미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일타강사들이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학교 선생님이나 대학교수들이 지식의 저주에 빠져있는 것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면, 그냥 좋은 인강 강사를 찾아 수업을 들으시면 됩니다. 사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왜 학교 선생님들은 못가르칠까"라는 문제에 대한 하나의 솔루션입니다.



1. 「도파민형인간 천재인가 미치광이인가」,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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