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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습/일&직장

선진국의 생산직에 대한 인식

by HSM2 2019.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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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생산직에 대한 인식


협력업체가 프랑스에 있어서 방문을 하게 되었다. 꽤 이름난 회사인데도 산간오지에 공장이 있었다. 말도 못할 만큼 외진 곳이었다. 물론 사람이 살긴 했지만 번화한 시내하나 없는 곳이었다. 이유를 묻자 도시에 사람이 집중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프랑스인)는 먼 미래를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그런다고 했다.

생산공장은 내가 사는 집만큼 깨끗했다. 먼지하나 없었다. 한국에서 잠깐 일했던 공장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더 놀란 것은 직원들의 표정이었다. 우리를 안내하던 공장장은 모든 직원들 하나하나와 악수하며 인사를 건냈고 직원들은 웃으며 화답했다. 직원들의 얼굴에는 자괴감이라던가 스트레스가 비취지 않았다. 우리는 역시나 한국적인 질문을 건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봉급을 많이 받나요? 자신의 일에 만족을 하나요?"

공장장은 질문의 의도를 알아챈 것 같았다. 이들은 많은 연봉을 받는 숙련된 사람들이며 프랑스인들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존중한다고 했다. 이들이 없으면 산업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생산노동자를 존중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으며 당사자들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정말 그래 보였다. 같은 일을 하루종일 반복하는 그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휴가는 일년에 6~8주라고 했다. 그렇게 오래 쉬면 심심하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자 어이없다며 웃었다. 사냥도 하고 마당에 심은 채소도 돌보고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자신들에게 일은 전부가 아니며 삶의 일부라고 했다.

이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국가 운영 계획을 세우며 일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것은 분명 배워야할 점이다. 하지만 마냥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는 어려웠다. 이들의 여유는 노예무역과 식민지배를 통해 타인을 혹사시킨 동력으로 앞설 수 있었던 경제에서 나온다. 또 가만 있어도 돈을 벌어다주는 박물관과 건축물들은 약탈과 노동착취의 결과물들이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도대체 어느 지점에서 이들의 자부심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선조들이 더 악할 수 있었음을 부러워해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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